전 여친 살해 후 가마니에 유기한 20대, "걱정마" 유족에 거짓문자까지

입력 2020-03-04 22:12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남성이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가족에게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4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27·남)씨는 올해 1월 12일 전 여자친구 B(29·여)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B씨의 휴대전화로 유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마치 B씨가 보낸 것처럼 꾸며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B씨의 아버지에게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이 B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B씨의 부모가 장기간 연락이 닿지 않는 딸을 찾아 나서는 상황에 대비해 A씨가 이 같은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B씨가 사망한 뒤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한 달 넘게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면서도 "문자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전송 횟수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올해 1월 12일 오전 10시께 서울시 강서구 한 빌라에서 B씨를 폭행한 뒤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닷새간 B씨의 시신을 해당 빌라에 방치했다가 같은 달 16일 차량에 싣고 인천으로 이동해 경인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도로 주변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 당시 B씨 시신은 마대 자루 안에 들어있었고 부패가 다소 진행된 상태였으나 훼손된 흔적은 없었다.

당일 A씨의 차량에 동승해 시신 유기를 도운 A씨의 20대 여자친구도 사체유기 혐의로 함께 구속됐다.

A씨는 경찰에서 "헤어지는 문제로 전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목을 졸랐다"며 "(살해 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집 안에 방치했다"고 말했다.

B씨는 A씨를 좋아해서 범행을 도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