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171개 정비구역 가운데 일몰시점이 지난 사업 미추진 152개 정비구역을 해제한다. 개발·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세운상가 일대의 미래 관리방향을 보전·재생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다.
52개 구역은 세운2구역 35개소·세운3구역 2개소·세운5구역 9개소·세운6-1,2,3,4구역 106개소다. 추후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재정비 계획 추진 중 보존 논란이 있었던 을지면옥의 현재 건물은 장차 없어지게 됐다. 을지면옥은 서울시가 '생활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을지면옥은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주변 상가는 재개발되고 우리만 혼자 그대로 남는 방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비구역 해제지역은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 ‘재생’ 방식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시는 화장실, 소방시설 같은 열악한 기초 인프라를 보강하고 주차장 확충, 도로 및 보행환경 개선 등도 지원한다. 또, 건축규제 완화, 건축협정 등 방법으로 개별 건축행위를 유도해 시설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세운지구 11개 구역과 공구상가가 밀집한 인근의 수표 정비구역은 단계적·순환적 정비사업을 통해 산업 생태계 보호에 나선다.
이 지역에는 산업거점공간 8곳이 새롭게 조성된다. 기계·정밀, 산업용재, 인쇄 등 각 구역별 산업입지 특성을 반영한 공공임대복합시설, 스마트앵커시설 등이 들어선다. 특히, 공간의 상당 부분은 정비사업 이주 소상공인들이 안정적 영업기반을 확보하도록 주변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상가(700호 이상)로 만든다. 나머지는 청년창업지원시설 등 신산업 육성공간으로 조성한다.
세운5구역 내 해제지역에는 노후환경 개선과 생활SOC 확충이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골목재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금융 등 다양한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지정도 적정한 대상지를 정해 추진한다.
서울시와 중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공공부지, 기부채납 부지 등을 활용해 각 구역별 특성에 적합한 거점시설을 조성한다. 기존 세입자를 위한 공공임대상가를 비롯해 청년창업지원시설, 화장실·샤워장 등 생활SOC, 공동작업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공공임대상가는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할 수 있도록 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세운상가에는 기존 산업과 첨단기술(IoT, 3D 프린터 등), 젊은 디자이너 간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프로젝트가 시도된다. 소상공인과 을지로 일대에 새롭게 자리잡기 시작한 청년, 문화?예술가들의 작업활동 지원을 위해 공실을 활용한 공동작업공간과 장비대여 등도 추진한다. 기존 산업 혁신을 위해 시제품개발 지원 서비스를 구축하고 기술전수를 위한 마이스터스쿨을 신설한다. 기존 소상공인들이 경영, 신기술 같은 새 분야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세운5구역 내 정비구역 해제지역은 빈집 등 소필지를 SH가 매입해 추진한다. 도로포장, 소방시설 확충 등 가로환경을 정비하고 노후 위험시설은 철거한다. 화장실·샤워장 같은 생활SOC도 확충한다. 또, 공실로 남은 상가를 공동작업장 등으로 조성해 골목 내 거점공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도 추진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종합대책으로 공공성이 강화된 정비사업을 유도하고 붕괴 우려가 있던 도심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행력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소상공인 등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청년들과 신산업 유입을 통해 지역과 결합된 새로운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재생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