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슈퍼 화요일' 경선 대결에서 상당수 주에서 앞서가며 선전했다.
경선 초반부 참패로 몰락하는 듯 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 대선 레이스의 중대 분수령인 슈퍼화요일에서 화려하게 부활, 중도 대표 주자로 재부상하면서 선거 구도가 '샌더스 대 반(反)샌더스' 구도로 재편되며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로써 초반전에서 파죽지세를 올리던 '강성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세론에 제동이 걸리게 됐으며, 최종 후보의 윤곽이 결정되기까지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전체 14개 주 및 미국령 사모아에서 경선이 실시된 가운데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 등 남부 5개 주 및 미네소타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샌더스 상원의원은 '홈그라운드'인 버몬트와 콜로라도에서 이겼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 지지층의 전폭적 지원 등에 힘입어 남부 지역을 거의 싹쓸이한 셈이다.
CNN방송 등 외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남부에서 부활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가장 중대한 밤을 순조롭게 출발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들 사이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가장 많은 대의원 수가 걸려있는 캘리포니아는 아직 개표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 다음으로 대의원 수가 많은 텍사스의 경우 CNN 보도 기준으로 30% 개표 결과 샌더스 상원의원이 28.6%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22.5%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텍사스에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18.7%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오와 4위, 뉴햄프셔 5위, 네바다 2위 등 극심한 부침 끝에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에 오르며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슈퍼화요일 대약진에는 중도 진영의 반(反)샌더스 연대 구축에 따른 표 결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중 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 그동안 '절대 강자' 없이 분열했던 중도 진영이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힘을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진영 단일화에 힘입어 맹추격에 나서면서 초반 4연전에서 대세론을 형성했던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양강 구도로 경선 구도가 다시금 재편되는 흐름이다.
엄청난 재력을 무기로 천문학적 광고 공세를 벌이다 이날 '슈퍼화요일'에서 처음 등판한 억만장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현 개표 상황 기준으로는 파괴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사퇴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실제 낙마할 경우 선거전은 그야말로 '바이든 대 샌더스'의 2파전 속에 치열한 진영 싸움 형태로 전개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현재까지 미국령 사모아 한 곳에서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초반 4연전에 이어진 이 날 '슈퍼화요일' 경선은 14개 주에서 전체 대의원(3천979명)의 3분의 1 수준인 1천344명을 선출, 경선 판세를 좌우하는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전례를 보면 대개 슈퍼화요일 결과에 따라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캘리포니아(415명), 텍사스(228명), 노스캐롤라이나(110명), 버지니아(99명), 매사추세츠(91명), 미네소타(75명), 콜로라도(67명), 테네시(64명), 앨라배마(52명)에 50명 이상 대의원이 몰려있다.
아칸소, 유타, 오클라호마, 버몬트, 메인주에서 10∼30여명의 대의원이 선출되며 사모아 등 본토 밖에서도 경선이 치러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