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직접 확보한 마스크를 우체국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작 살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인 데다, 오히려 인파만 몰리며 코로나19를 퍼뜨린다는 지적입니다.
이지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의 한 우체국입니다.
추위에 이불을 뒤집어 쓰거나, 직접 챙겨 온 간이용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모두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새벽 6시부터 대기줄이 생겼습니다.
<현장음>
"11시부터 정각에 판매하는데, 지금부터 이탈하지 마세요. 1번, 2번, 3번…"
시민들이 장시간 줄을 서면서 서로 말다툼을 벌이거나,
'판매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우체국 직원에게 항의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에는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인터뷰> 시민 / 경기 광주시
"우체국 3일째 왔는데 1장도 못사고, 오늘 또 왔습니다.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면 팔았으면 좋겠어요. 한 5시간씩 기다리는데 이건 너무 합니다."
<인터뷰> 시민 / 경기 광주시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요. 여기 교통도 안 좋은데, 산골에서 왔다가 사지도 못하고 그냥 가고. 여기 뿐만 아니고 대한민국 큰일 났어, 이게 뭐야."
<기자 스탠딩>
"우체국이 마스크를 판매한지 오늘로 4일째입니다. 오전 10시경인 지금, 벌써 판매수량이 소진돼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시민들은 정부가 애초에 물량을 넉넉하게 확보하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합니다.
마스크는 없는데, 사람들을 몰리게 해 오히려 코로나19 전파를 부추기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시민 / 경기 광주시
"이게 병을 만드는 거지, 병을 치료하는 겁니까? 주는 방법을 개선해야지. 줄서서, 병을 만들잖아, 왜 사람을 자꾸 왜 모으냐고."
<인터뷰> 시민 / 경기 광주시
"직장도 못 나가고 마스크 사서 가려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허리 아프고 감기 걸릴 것 같아서 오히려 병원에 다시 갈 것 같아요."
같은 사람이 날마다 '마스크 사재기'를 하고 외지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정작 동네 주민인 고령자들은 우체국에서 마스크 구경도 못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장차관들이 판매 현장을 점검한다는 이유로 우체국을 찾자 참았던 불만이 쏟아집니다.
<인터뷰> 시민 / 경기 광주시
"그 사람들이 오면 그만큼 안 좋아요, 생색내기 위해서 지급을 안해, 한컷 찍고 지급하지. 높은 사람이 안오는 게 도와주는 거야."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읍·면에서만 판매해도 물량이 부족하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마스크 5장을 챙기기 위해 수시간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