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근 상가와 주택이 큰 피해를 입었다.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한 큰 진동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거나 창문이 깨지는 등 시설물 다수가 훼손됐다. 충격파가 당진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 주민까지 뜬눈으로 지새우게 할 정도로 컸다.
이날 오전 2시 59분께 서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납사(나프타) 분해 센터(NCC·Naphtha Cracking Center)에서 '쾅, 쾅'하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큰 불이 났다.
불기둥은 수십m 높이로 크게 솟구쳤다. 주변 하늘이 빨갛게 보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폭발 직후 충남소방본부에는 관련 신고 수십 건이 빗발쳤다.
소방당국은 인접 소방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모두 출동하도록 하는 대응 광역 2단계를 발령하고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다.
주민과 근로자 1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인근 원룸과 식당 등 건물은 엉망이 됐다.
창문이 모조리 깨지거나 편의점 담배 진열대가 폭삭 내려앉기도 했다. 공장 진입로 주변에는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떨어졌다.
천장 시설물이나 외벽이 떨어져 내린 곳도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놀라서 깨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대부분 폭발음이 대단히 컸다고 입을 모았다.
대산읍 독곶2리 김종극 이장은 "두 번에 걸쳐 일어난 폭발에 잠자다 벌떡 일어났다"며 "우리 마을에서도 충격으로 지붕이 무너져 다친 사람이 있는 등 동네 전체가 난리"라고 상황을 전했다.
대죽리 김기의 이장도 "마을 주민들이 다 깰 정도로 굉음이 엄청났다"며 "건물 정문 앞에 상가들 유리창은 다 날아갔다"고 말했다.
진동은 대산공단에서 수십㎞ 떨어진 당진과 태안에서도 느껴질 만큼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진 석문면 한 편의점주는 "갑자기 막 흔들려서 지진인 줄 알고 깜짝 놀라 밖으로 뛰어나갔다"며 "멀리서도 대산공단 쪽 하늘이 빨갛게 보일 정도로 불이 컸다"고 했다.
서산시는 사고 접수 후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전 문자를 보냈다.
김현경 서산시 부시장은 "유해 화학물질이 누출되거나 한 상황은 아니어서 대피령까지 내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납사 분해 공정 중 압축 라인에서 폭발이 생겼다'는 공장 측 설명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납사는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데 쓰인다. 1천200도 이상 초고온으로 납사를 열분해하면 에틸렌·프로필렌·열분해 가솔린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