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게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이번 판결이 채용비리로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2심 판결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1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다만 지난해 1월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받고 법정구속 됐던 이 전 행장은 형기를 다 채워 같은 해 9월 형기 만료로 구속취소 결정을 받고 석방됐다.
이 전 행장은 지난 2015∼2017년 우리은행 공개채용에서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불합격권이었던 지원자 37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켰다.
재판부는 "이 전 행장이 합격시킨 채용자는 청탁대상 지원자이거나 행원의 친인척인 경우"라며 "불공정성의 정도가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합격했어야 했는데 피고인의 범행으로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들의 불이익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업무방해 피해자들 측에서는 별다른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한편, 이번 판결로 인해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조 회장은 지난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이달 주주총회에서 회장 연임이 가능하다.
이광구 행장에 대한 최종심 판결이 1심 후 1년여 만에 나온 만큼, 비슷한 일정대로라면 조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내년 초가 될 수 있다.
조 회장이 임기 중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5조4항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진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은 계속 진행중으로 이달 27일에 기일이 잡혀있다.
1심 재판 결과는 늦어도 오는 9월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 부회장은 DLF사태와 관련해서도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고, 내일(4일)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의결과 통보를 앞두고 있다.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