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이 없다'…대구 확진자 1,661명 집에서 입원 대기

입력 2020-03-01 15:4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자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병상 사정이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 가운데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자가격리 상태로 대기하는 환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부 환자는 며칠씩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입원 대기 확진자들과 가족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대구에 상주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법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구 확진자 2천569명 가운데 898명(대구 773명, 다른 지역 125명)이 입원 조치됐다.

1천661명은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이다.

입원 대기 환자 가운데 우선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1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이 이처럼 악화하자 일부 광역 지자체가 대구에 병상 제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자 대구 지역 경증 확진자에게 병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경증 확진자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빛고을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으로 옮겨 치료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도도 영주와 상주 적십자병원에 대구 확진자들을 입원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건당국은 입원 대기 환자 가운데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우선 입원 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전담 의사 24시간 핫라인도 가동하고 있다.

전날까지 623명의 확진자가 전담 의사와 전화 상담을 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시는 오늘부터 건강보험관리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환자들의 기저질환을 미리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확진자를 모두 입원시키는 대신 증세가 심하지 않은 경증 환자는 별도 시설에 격리하거나 자가격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국무총리는 이날 권 시장과의 면담에서 "중증 환자나 즉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을 빨리 병원에 모실 수 있도록 제대로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에선 최근 며칠 사이 자가격리 중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잇따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