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의료자원 준비할 때…중증환자 협의 수용"

입력 2020-02-27 22:36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7일 "다른 지역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협의해 수용하겠지만 경기도 내 대규모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대비해 (의료)자원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가진 경기도 상급 종합병원장과의 회의에서 전날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수용해달라고 경기도에 요청한 것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도적 차원에서 중환자를 안 받을 수는 없지만, 경기도민을 위한 병실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며 "(코로나19) 중증환자는 협의해서 받되 경증환자는 받지 않고 가능하면 최대한 자원을 아껴 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신천지예수교회 과천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도의 의료자원을 최대한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까지 16일 과천예배에 참석했거나 참석자와 역학관계가 확인된 경기도민 중에서 벌써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도가 강제 역학조사로 확보한 과천예배 참석자 명단에 있는 도민 4천890명 가운데 1차로 유증상자 215명이 발견됨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도 '오해입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용 음압병실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습니다. 다만 요청하신 (코로나19) 경증환자 대규모 집단수용은 곤란하니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는 전날 올린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고 밝힌 글이 논란이 되자 추가로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경기도에는 이미 대구·경북지역 중증 코로나 환자가 음압병실에 여러 명(고양 명지병원 1명, 순천향대 부천병원 1명)이 와 있고, 앞으로도 음압병실 여력이 되는 한 중증환자는 계속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구시장께서 경기도에 요청한 것은 '경기도의료원이나 성남의료원을 통째로 비워 수백명의 경증 코로나 확진 환자를 수용해 달라는 것'인데 대량의 경증 감염환자를 원격지로 집단 이동하는 것은 확산 저지라는 의료적 측면에서 부적당하고, 도심의 의료원에 타지역 확진 환자를 대규모 수용할 경우 도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큰 혼란과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대구의 경증 일반 환자들을 경기도로 전원시키고 그 병원에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하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미 해 왔던 대로 어느 지역이든 중증코로나 환자는 음압병실 역량이 허용하는 한 계속 경기도가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날 도내 의약단체장 회의에서는 퇴직자 등 유휴 인력 확보, 한의·치과의 인력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도청을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조립식 병상,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선별진료소 등 대규모 시설 구축 방안도 제시했다.

경기도에는 3개 병원에 국가 지정 격리병상(28병상)이 있으나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서면서 5개 의료원 내 88병상을 단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지사 페이스북/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