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판다더니" 우체국·농협 아침부터 대기줄 '분통'

입력 2020-02-27 11:21
수정 2020-02-27 14:55


27일 오전 일찍 부산 부산진구 한 우체국을 들렀던 주부 A 씨는 우체국 입구에 붙여놓은 안내문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체국 입구에는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3월 2일 이후 판매 예정이라는 공지와 그나마도 대구와 청도를 비롯해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에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다급해진 A 씨는 창구에 들어가 직원에게 마스크 판매 여부를 문의했으나 3월 이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정확한 판매 시기나 판매처에 관한 정보는 듣지 못했다.

A 씨는 결국 우체국 옆에 있는 약국으로 갔으나 약국에서도 성인용 마스크는 모두 팔려나간 상태로 아동용 마스크 5장을 어렵게 구했다.

서울에서 사는 자녀에게 줄 마스크를 구매하려던 B 씨도 정부 발표를 듣고 26일 오후 집 인근 농협 하나로마트에 갔지만 역시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농협 역시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3월 초에나 일반 매장에서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B 씨는 "장당 몇백원 하던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오르고 그나마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국민들에게 마치 당장이라도 마스크를 공급하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희망 고문"이라며 "정부의 대처에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보건 필수품인 마스크 생산 관리에 들어간 이후 곳곳에서는 수급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

부산상공회의소도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마스크 1만장을 구해 이 중 5천장을 대구상공회의소에 지원하고 나머지는 부산시 등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부산상의는 부산의 한 마스크 생산업체에서 필요한 마스크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정부에서 생산 공장 단계에서부터 마스크 불출을 관리하는 바람에 필요한 양을 구하지 못했다.

마스크 생산공장 입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나온 직원이 일일이 불출 여부를 점검하고 승인한 물량만 반출할 수 있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정부에서 불출 관리를 하기 전에 미리 주문한 물량이라고 설득해 겨우 3천장만 확보해 대구 쪽에 긴급히 지원했다"며 "나머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3월 2일 오후부터 보건용 마스크 40만장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추가 물량이 확보되면 앞당겨 판매할 방침이다.

판매 관서는 대구·청도 지역과 공급 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에 소재한 우체국이고, 판매 수량은 1인당 5매 이내다.

향후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이 안정화되면 우체국 창구판매와 병행해 우체국 쇼핑 온라인 판매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체국 농협 마스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