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글쎄요”…질 떨어지는 ‘국가직업훈련’ [예산만 낭비하는 국가직업훈련]①

입력 2020-02-26 17:36
<앵커>

직업 훈련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국민 내일배움 카드'.

구직자의 취업을 돕고, 근로자의 직무능력을 향상시켜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실제 수강생들의 만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를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웹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가영 씨는 몇 차례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커리어 심화 강의를 들었지만, 실망만 안고 돌아왔습니다.

<인터뷰> 박가영/ 서울시 강서구

“국비지원 강좌는 일단 그쪽 분야의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고 1부터 가르쳐주시는 것 같거든요. 심화과정을 듣고 싶었는데… ”

수강생들이 워낙 많고 개인별 수준도 제각각이다 보니, 기초 내용만 다루다가 수업이 끝났다는 겁니다.

미용, 네일아트 등 특히 섬세한 기술을 가르쳐야 하는 학원들은 아예 “취미로는 국비 과정을, 자격증 취득 목적은 일반 강좌를 들으라”고 추천합니다.

<인터뷰> A 네일아트학원 원장

”국비를 하시다가 다시 오시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수업을 빠졌을 때 보충이 안돼서... (수업) 재료가 다른 부분은 너무나 당연하고 저가로 사용할 수밖에 없죠.“

실제로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규정(제9조제5항)을 보면 훈련기간과 훈련시간은 변경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포함한 국비 지원 수업은 법적으로 보강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강사들의 스펙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B 미용학원 원장

"초보강사들이 많기 때문에 스펙 좋은 강사들은 쓰기가 어려워요 국비교육은. 강사들이 번거로워하세요.“

<인터뷰> C 플로리스트 학원 원장

"국비 과정은 보통 외부강사나 플로리스트 취업 원하시는 분들 대체해서 강사 진행하고 있거든요.”

출결 관리, 각종 서류 작성 등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많다보니 정작 실력 있는 강사들은 국비 수업을 맡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올해 초 고용노동부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수강할 수 있는 훈련과정을 1만4,124개를 선정하고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분야 과정을 크게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설된 강좌의 질적 개선이 함께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비수업이 자칫 보여주기식 지원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