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벗어나자"...중국행 편도 항공권 가격 급등 '최소 4배'

입력 2020-02-26 07:26
수정 2020-02-26 07:49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새 학기를 맞아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다시 모국으로 돌아가거나 아예 한국에 오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또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들도 귀국이 잇따라는 추세다.

지린성 창춘에서 온 B대학 유학생 쑨모(22)씨는 "창춘은 확진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이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며 "중국인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다들 '한국이 더 위험하다', '중국에 돌아가는 게 낫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쑨씨는 "중국은 지역 봉쇄 등 통제 단계로 들어섰는데 한국은 중국만큼 통제를 잘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산둥성 옌타이 출신인 C대학 유학생 유모(28)씨는 "산둥성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데 한국은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함께 유학 온 친구 3명이 이번 학기를 휴학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한 중국인은 "최근 칭다오에서 유학 온 대학생 4명이 한국에 들어왔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부모들이 '당장 중국에 다시 들어오라'고 해 돌아가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장시성 난창에 사는 D대학 유학생 양모(20)씨는 아직 한국에 오지 않았다. 양씨는 "장시성은 새로운 확진자가 없는데 한국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휴학을 고민 중"이라며 "이미 한국으로 간 중국인 친구들도 중국으로 돌아올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새학기 개강에 맞춰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입국 후 14일 동안 기숙사에 입소하도록 해 대학당국이 관리하거나 원룸 등 개인 공간에서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유학생들은 자취방 등 개인 공간에서 자가격리하는 경우 학교에서 자신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도에 그친다며 유학생 관리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편도 항공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들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천→칭다오(산둥성) 편도 항공권 가격은 지난주보다 최소 네 배 뛰었다.

지린성 옌지행 티켓도 비슷한 수준으로 급등했다. 옌지(延吉·연길)은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구 중심 도시다.

중국 온라인여행사 관계자는 "평소 400~500위안(약 7만~8만7000원) 하던 서울발 칭다오행 편도 항공권 가격이 3000위안 이상으로 뛰었다"며 "한국에서 되도록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중국인 근로자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칭다오 노선은 1주일에 300편 이상 운행되고 있다. 서울~옌지 노선은 100편 내외다.

비행기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판 트위터에선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피신하려고 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