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변호사, 음주운전 사안에서 이례적 혈중알코올농도 가능성 밝혀 집행유예 이끌어내

입력 2020-02-25 14:11


전 세계적으로 두려움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코로나19가 음주운전 단속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선별적 음주운전 단속을 진행한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예방하고 운전자의 호흡으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음주감지기 대신 일회용 불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해 알아둬야 할 사안이 하나 더 있다. 앞으로 음주운전사고 발생 시 가해운전자의 자기부담금이 강화된다는 내용이다. 1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0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에 음주운전 시 가해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높임으로써 운전자의 자기책임원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 포함되어 있는 것.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의 보험 자기부담금을 최대 400만 원(대인배상 300만 원, 대물배상 100만 원) 까지로 국한되어 있었다. 관련해 금융위는 이번 개선안으로 음주운전의 처벌 수준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라 밝혔다.

법무법인 법승 김선경, 염인섭 대전변호사는 “음주운전 관련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근래 들어 음주운전 재범자들에 대한 징역형을 포함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비율이 높다” 며 “이 말인즉 비록 집행유예로 선고된 형이 바로 집행되지는 않지만 집행유예 기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할 경우 실형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짙음을 의미한다” 고 설명했다.

이어 “재범은 물론 초범, 단순 음주운전이더라도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도 있어 음주운전 관련 엄중한 처벌 추세를 고려해서라도 해당 사건 연루 시 신속하게 법률적 조력을 활용해 대응할 것을 권한다” 고 덧붙였다.

특히 숙취운전 역시 음주운전 적발 가능한 사안이기에 음주 후 일정 시간 지났다고 하더라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실제 지난해 연말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들어간 첫날 저녁이 아닌 한낮에 음주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측정수치가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사람도 확인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시고 나서 12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며 “특히 숙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술이 다 깼다고 생각하고 아침에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고 말했다.

법승 대전사무소를 찾은 한 의뢰인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낮 12시경 지인들과 함께 중국음식을 시켜 먹으며 적은 양의 고량주와 소주를 나누어 마시고 잠들었다가 저녁 9시경 지인이 깨워 무의식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의뢰인. 운전 중 도로에서 다른 차량과의 접촉사고가 발생하여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0.284%의 아주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김선경 대전변호사는 “도로교통법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인 때에는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교정하고 있다” 며 “문제는 의뢰인이 이미 음주운전으로 벌금 1회, 집행유예 1회의 전과가 있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매우 높게 검출되었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고 전했다.

법승 대전변호사들은 의뢰인과 면밀히 상담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지 않은 음주량과 6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높은 혈중알코올농도가 검출된 점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이에 의뢰인의 간기능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고 의심하게 되어 피고인의 음주 습관에 대해 심도 있게 질문, 그 결과 피고인이 과거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트라우마에 시달려 매일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술에 의존하는 생활을 10년 이상 지속해 온 사정을 인지하게 되었다.

염인섭 대전변호사는 “이러한 배경을 확인한 후 의뢰인에게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한편,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수사기관과 법원에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며 “더불어 의뢰인이 무의식중에 운전대를 잡았음을 언급하며 다시는 무의식중에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깊이 반성하며 자신의 음주 습관을 고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고 요약했다.

다행히 법원은 법승 대전변호사들의 변론을 받아들였고, 의뢰인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이라는 판결을 선고해주었다. 과거 2회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고, 음주 수치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실형 가능성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해 대전변호사들은 변론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의뢰인에게 지속적으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을 것과 음주 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하며, 법원에는 의뢰인이 긴 기간 자신의 생활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는 절대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임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 결과 법원도 이 사건 혈중알코올농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나왔을 가능성을 인정한 점이 유의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음주운전 사건은 반드시 수학공식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어떠한 사정이 있었느냐에 따라, 또 그 사정을 어떤 방법으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전달하느냐에 따라 위기 해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점을 기억해 음주운전 적발 등 법률 조력이 필요한 순간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