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구·경북 입국자 2주 격리…사실상 입국금지

입력 2020-02-25 10:35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베트남 당국이 대구, 경북에서 온 입국자들을 14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을 경유하는 승객도 격리 대상이다.

한국인이 베트남에 비자 없이 15일간 체류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입국을 금지하는 것이다.

베트남 당국은 또 한국의 다른 시도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같은 조처를 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VN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도 쑤언 뚜옌 베트남 보건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상임위원회에서 "여객기를 통해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베트남으로 유입될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 이 같은 조처를 발표했다.

부 득 담 부총리도 "중국의 31개 성과 같이 한국의 2개 시도에서 오거나 그곳을 경유한 사람은 규정에 따라 격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뚜옌 차관은 또 "국가지도위원회가 한국의 대구, 경북과 중국의 31개 성을 포함해 코로나19 발생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분리, 격리하는 것을 국방부에 맡겼다"고 밝혔다.

레 아인 뚜언 교통부 장관은 24일 오후 10시 45분부터 대구, 경북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베트남 보건부는 지난 23일 오후 3시부터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건강 상태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발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격리 조처하도록 했다.

또 다낭, 호찌민 등 주요 도시는 한국과 사전 협의 없이 대구에서 온 한국민들을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격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낭시는 24일 오전 대구에서 도착한 여객기에 탄 한국인과 베트남인 80명에게 별도의 입국 절차를 밟도록 한 뒤 근처 병원에 격리했다. 이 가운데 20명이 한국인이다.

호찌민시도 지난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한국에서 입국한 575명 가운데 대구 출신 한국인 3명을 병원에 격리했다. 이중 2명은 호흡기 질환 증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베트남 정부로부터 대구, 경북에서 온 입국자를 14일간 격리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전 협의 없이) 이미 격리된 우리나라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베트남 당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또 자국민에게 한국의 코로나19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또 한국과 베트남 항공사들이 잇따라 양국 간 직항 노선 운항을 대폭 감축하는 가운데 베트남 교통부는 "아직 한국-베트남 항공 노선 중단을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베트남 뱀부항공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오는 26일부터 한국을 오가는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한국인 입국금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