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입국 금지로 관광이 어려워진 우리 국민이 전세기로 조기에 귀국한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24일(현지시간) '긴급 안내문'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는 양국 정부간 긴밀한 협의 하에, 한국인 관광객이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특별 전세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관광객 및 출국을 원하시는 우리 국민은 벤구리온 공항으로 오늘 오전 11시까지 집결해 달라"며 "후속 항공편도 준비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이날 전세기 2편으로 약 500명이 귀국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인터넷매체 와이넷(Ynet)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날부터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한국인 수백명이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검진을 받은 뒤 한국 인천으로 직접 가는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이스라엘 여행 중 귀국 과정에 곤란을 겪고 있는 우리 여행객의 조기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일체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부가 전세기 투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한국인 관광객 모두를 한 번에 데려오기에는 정기 항공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초 이스라엘에는 입국한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한국인 약 1천6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스라엘의 입국 금지로 대한항공 직항편이 취소된 상황에서 일부는 모스크바와 태국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이스라엘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하루 동안 이스라엘 내 한국인 관광객 500여명이 비행기를 타고 다른 국가로 출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 교민이 전했다.
그래도 현재 1천명 미만의 관광객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일부는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전세기 출발날짜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국적 엘알 항공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 숫자를 고려하면 항공기를 몇차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전세기 카드'까지 꺼낸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자 총력 대응에 나섰다.
한국인 관광객들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 학생과 교사 약 200명을 격리하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일본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지난 23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내 한국인들이 모두 조속히 출국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인 데다 이스라엘이 사전 협의 없이 한 입국 금지가 이 사태를 초래한 만큼 전세기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정부가 한국 관광객들에 대해 격리 조치를 한다는 보도를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부터 한국에서 출국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요르단에서도 한국 방문객들의 조기 귀국이 이어지고 있다.
요르단에는 현재 관광객 등 200여명의 방문객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도 경유 항공편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다만 요르단에는 귀국해야 할 교민이 많지 않아 전세기 투입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