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킬 때마다 활용하는 카드가 바로 '대출 규제'입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누르자 신용대출과 P2P 대출이 들썩이는 이른바 '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효성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12·16 대책과 2·20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에 빗장을 걸었습니다.
9억 원(LTV 40%→20%)과 15억 원(0%)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하향조정했고, 조정대상지역 대출 한도(60%→50%)도 10% 줄였습니다.
대출한도를 줄여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옥죄겠다는 취지입니다.
과거 신DTI와 DSR을 도입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누르자 다른 형태의 대출이 급격히 튀어오르고 있습니다.
낮아진 한도를 채우기 위해 신용, P2P 대출로 눈을 돌리는 겁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보다 12.1%나 늘어 1년여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P2P 대출은 대출 잔액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날만큼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개인 부동산 담보대출, 19년 1월: 5,951억→20년 1월: 1조2,482억).
개인간 금융, 사실상 사금융에 가까운 P2P는 최고 15%에 달하는 높은 이자부담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은행권 대출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 사내대출'은 주택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표적인 우회로로 꼽힙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 속에서 어떻게든 대출을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도전하는 겁니다.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장]
"(정부가) 담보대출을 묶으면서 신용대출 쪽으로 수요자들이 넘어가는 것이고요. 돈이 더 필요한데 공급해줄 곳이 부족하니까 새로운 금융이라고 하는 P2P를 통해서 높은 금리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대출규제가 도리어 가계 대출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