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NO"...세계 13개국, 입국 금지 또는 입국절차 강화

입력 2020-02-23 21:25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정부는 외국에 한국의 방역 노력을 정확하게 설명해 과도한 대응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확진자가 지금 추세로 급증할 경우 이런 조치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지금까지 13개국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께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에 탑승한 한국인 약 130명을 돌려보내는 등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항공기는 입국 금지 결정 전에 이스라엘을 향해 출발했지만, 이스라엘은 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최근 급증했다는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입국을 막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직전 14일 이내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24일부터 금지한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바레인도 지난 21일부터 한국을 비롯해 발병 국가를 최근 14일 이내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한국 국민 중 바레인 거주허가증 보유자는 입국이 가능하지만, 의료검사와 격리 등 강화된 검역을 받아야 한다.

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발병국을 방문·경유한 경우 입국 전 코로나19 미발생국에서 14일 이상 자가격리를 하고 건강검진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령 사모아는 입국할 때 하와이에서 14일간 체류해야 한다.

브루나이는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을 고위험 감염국으로 지정하고 입국 후 14일간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영국은 한국 등 7개국 방문자를 대상으로 14일 이내 증상이 있을 경우 자가격리 및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브라질도 한국과 북한 등 7개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건강상태 정보 제공 등 검역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오만은 한국, 중국, 이란, 싱가포르에서 자국을 방문하는 경우 14일간 자가 및 기관 격리를 시행한다.

에티오피아도 한국 등 발병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14일간 가족과 지인 접촉을 자제하고 건강상태 정보 제공에 협조하도록 하고 있다.

우간다도 한국 등 발병국을 방문·경유했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여행에 주의를 당부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2일(현지시간) 일본과 함께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했다.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로 한국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 국민의 미국 입국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앞서 한국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 중 1단계 '주의' 발령을 내렸던 대만은 이틀만인 22일 다시 이를 2단계 '경계'로 상향했다.

대만은 한국과 일본을 3단계로 격상할지 여부는 해당 국가의 누적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는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상향 조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을 특정해 여행 자제를 권고한 국가도 있다.

영국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22일 한국 정부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대구와 청도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면서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대구와 청도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싱가포르도 대구와 청도에 대한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성명을 내고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국민은 대구와 경북 청도에 대해 꼭 필요하지 않은 여행은 피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나머지 지역을 여행할 때도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한국 당국의 권고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