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남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들 동선에 대규모 접촉 정황이 드러나 확산이 우려된다.
도는 이날 합천에 사는 1번 환자(24·남)와 2번 환자(72·여), 진주에 사는 형제인 3번 환자(19·남), 4번 환자(14·남)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기초 역학조사에서 나온 동선에서는 대학생인 1번 환자는 지난 18일 처음으로 두통과 함께 미열을 느끼는 등 코로나 증상을 자각했다.
이후 합천시외버스터미널과 대구서부정류장 구간을 시외버스로 이동하고 자택에서 터미널, 보건소를 오갈 때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접촉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번 환자도 기초 역학조사에서는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이후 텃밭에 나간 것 이외에는 집 밖을 나가거나 마주친 사람이 없다고 진술했다.
3, 4번 환자는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뒤 가벼운 기침 증상으로 20일 오후 7시께 진주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21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환자들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기관인 경상대병원과 지역거점 입원치료병상기관인 마산의료원 음압병동에 입원 치료 중이다.
하지만 도 역학조사반이 이들의 동선을 추가 조사한 결과 많은 사람과 접촉 정황이 드러났다.
당초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던 2번 환자는 지난 19일 합천군 가야면사무소를 방문해 20여분간 체류하고 야천1구 경로당도 방문했다.
경로당에서는 노인 20여명과 수제비를 끓여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3번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뒷날인 지난 17일 신천지 진주교회에서 또래 100여명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이어 친한 친구들 5∼6명과 진주시 상대동의 고깃집에서 식사도 했다.
신천지교회의 밀폐·밀접 예배방식을 고려하면 3번 환자의 진주교회 교육 과정에서도 상당수 감염이 있을 수 있고, 고깃집 식사에서도 코로나 전파가 의심된다.
도는 이러한 동선을 고려해 확진자들이 방문한 장소는 소독 조치하고 1∼3일 정도 자연스럽게 폐쇄된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가족들과 2번 환자와 접촉한 가야면사무소 직원 5명과 3번 환자와 고깃집 식사를 같이한 친구들 5∼6명 정도를 자가격리했다고 도는 덧붙였다.
그러나 2번 환자와 경로당에서 수제비를 먹은 노인들과 3번 환자와 교육을 받은 100여명에 대해서는 뚜렷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신종우 도 복지보건국장은 "접촉 빈도와 밀접 정도, 밀접 기간 등을 고려해 자가격리 여부를 분류하게 된다"며 "향후 심층역학 조사가 나오면 자가격리 분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도의 방침은 자칫 자가격리 시기를 놓쳐 확진자들로부터 감염된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제약 없이 돌아다녀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신천지교회가 도내에는 몇 곳이나 있는지, 교인이 얼마나 되는지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김명섭 대변인은 "기초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 동선을 상당 부분 확인했고 더 정교하게 확인해 확진자와의 인과관계 및 전파 우려 상황을 파악해 공개하겠다"며 "확진자들의 개인정보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