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코로나19 우려·금리인하 기대 줄어 하락
전날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분 좋게 상승 마감했던 뉴욕증시는 오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심리와 함께, 연준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완화시키면서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다우지수는 0.45% 하락한 29,217p에 거래됐고 나스닥지수는 0.67% 내린 9,750p에, 그리고 S&P500지수는 0.38% 하락한 3,373p에 장 마감했습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발언, 그리고 경제지표를 눈여겨봤는데요.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대폭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정부가 임상진단 사례를 확진 통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꾸면서 이 발표의 신뢰성이 떨어졌는데요. 여기에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점도 투심을 위축시켰습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금리인하 기대를 완화시키는 발언을 한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는데요. 그는 경제학자 대부분이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잠시 뒤에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한편, 간밤에 발표됐던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했던 점은 증시를 지지했습니다. 2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지난달 17에서 36.7로 껑충 뛰었는데요. 시장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4천명 늘어난 21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개장 이후에는 1월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됐는데요. 전월보다 0.8% 상승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
연준의 2인자,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이 지금 시장에 나오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아직 코로나19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데다가, 미국 경제가 튼튼한 만큼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는 간밤에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선물시장이 올해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정말로 금리인하를 예상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기대와 관련한 시장의 가격책정은 다소 속임수가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에 대해 CNBC방송은 "금리 선물시장은 늦어도 9월에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날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그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풀이했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10년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요.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를 끝내고, 12월과 1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유지하면서 '동결 기조'를 이어왔습니다.
한편 클라리다 부의장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 현재로서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중국이 미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그는 지금 미국 경제에 대해서 "펀더멘털이 강하다. 지속적인 성장과 튼튼한 노동시장, 그리고 물가 안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우 좋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 130억 달러에 인수…이트레이드 20% 급등
모건스탠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금융회사 인수에 나섰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트레이드를 주당 58달러 74센트, 총 130억 달러에 인수하게 되는데요. 이번 인수 소식으로 이트레이드 주가는 20% 넘게 급등하고 있고, 모건스탠리는 4.7% 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로 자산관리 프랜차이즈를 확대할 것"이라며 "모건스탠리는 모든 채널과 자산관리 부문에서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로써 턴어라운드 막바지에 있는 월가의 투자은행과 온라인 브로커의 결합이 이뤄지게 되는데요. 이번 인수는 4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는 500만의 리테일 고객과 3,600억 달러의 자산, 그리고 저렴한 예금으로 무장한 온라인 은행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트레이드는 주요 경쟁사인 '찰스 슈왑'과 'TD 아메리트레이드'가 자체 합병을 발표한 지난해 11월 이후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또한 찰스 슈왑이 거래 수수료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한 뒤 이트레이드 주가는 폭락한 바 있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인수가 금융위기 이후 미국 대형 은행이 이뤄낸 최대 인수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인수로 인해 투자은행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