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현역 군인 1차 양성반응…"청정지역 위엄 무너지나"

입력 2020-02-20 20: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제주에서 현역 해군이 1차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제주도에 근무하는 현역 해군 A(22)씨가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20일 저녁 맘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전날부터 대구·경남지역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제주도 긴장감에 바짝 날이 서있는 상황이었다.

누리꾼들은 "제주도 결국 코로나19에 뚫리나", "이제 청정제주는 물 건너갔다", "이제 시작인 것 같아 더 무섭다" 등의 우려를 나타냈다.

A씨가 휴가차 고향인 대구에 갔다가 지난 18일 항공편을 통해 제주로 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항 이용객들은 두려움을 호소했다.

일부 누리꾼은 "나도 18일에 제주공항을 이용했는데 A씨의 정확한 동선을 알려줘야 한다", "A씨와 같은 비행기를 탄 사람들 모두 검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내일 제주도 입도해야 하는 데 걱정돼 미치겠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도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폭증하는 우려와는 달리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는 현재까지 제주공항에 대해 방역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또 A씨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부대 부근 편의점은 A씨가 1차 양성 반응이 나온후 몇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부랴부랴 폐쇄조치됐다.

도 관계자는 "아직 A씨 진술만 받은 상황으로 실제 접촉이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명확히 확인하고 후속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차 양성반응을 보인 이가 단체생활을 하는 군인이라는 점도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A씨가 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스크를 껴서 그나마 다행이다", "당장 마스크 사러 가야겠다", "마스크 꼭 쓰고 다니자"는 글도 올라왔다.

A씨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휴가차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다.

18일 오후 항공편을 통해 제주에 와 공항 인근 부대 앞 편의점을 방문한 뒤 바로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부터 목이 간지럽고 기침 증상이 나타나자 바로 부대에서 격리조치가 이뤄졌다. 정확한 검사 결과는 21일 새벽께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