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에서 한국인 4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지 16일로 한 달째가 됐지만, 수색작업에는 여전히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 얼음과 눈이 두껍게 쌓인 데다 눈사태 우려 등 현지 날씨도 좋지 않아 본격적인 수색은 앞으로 한 달 이상 지나야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6일 신속대응팀 등 구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악천후로 인해 수색이 전면 중단된 이후 현장에서는 이렇다 할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7∼9일 네팔산악가이드협회 주도로 민간구조전문가 25명이 현장 수색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들은 눈 제거용 살수(撒水) 장비 등도 챙겨갔지만 기후 여건이 좋지 않아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수색팀은 사고 현장에서 쌓인 눈과 얼음을 헤치고 7.5m 깊이까지 파봤지만,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며 "현재로선 수색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드론수색팀 소속 네팔인 요원도 지난 13일 드론을 띄워 현장을 수색했으나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KT 드론수색팀을 이끌고 현장 수색에 나섰다가 지난달 28일 귀국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는 현재 외교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 주네팔대사관과 충남교육청 관계자, 실종자 가족 3명 등이 체류하고 있다.
신속대응팀 등은 네팔 정부에 수색 재개를 요청하는 등 꾸준히 협의하고 있으나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네팔 정부와 산악전문가들은 최소 1∼2개월이 지난 뒤 눈이 녹는 상태를 봐가면서 수색 재개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눈이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하거나 의미 있는 수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네팔 정부와 군경 당국은 언제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한국 구조 당국에 전달한 상황이다.
한국으로 철수한 KT 직원도 필요하면 현장에 다시 합류, 수색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