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산 저지 노력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면 세계 인구의 약 60%까지도 감염될 수 있다고 홍콩의 역학 전문가가 우려했다.
홍콩대 의학원장 가브리엘 렁 교수는 11일(런던 현지시간) 신종코로나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이론적으로 전 세계 인구의 60%가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회의에 참석하기 전 런던을 경유한 렁 원장은 현재까지 추세로 볼 때 신종코로나 감염자는 평균적으로 2.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발병률'(attack rate) 60∼80%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렁 원장은 "세계 인구의 60%는 끔찍하게 큰 수치"라고 강조하며, 신종코로나의 치명률이 1%정도로 낮다고 해도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세계 인구의 60∼80%가 실제로 감염이 될까? 아마도 아닐 것"이라면서 "신종코로나 유행은 (계속 밀려드는) 파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렁 원자은 바이러스가 치명률이 높으면 전파 기회가 줄어들어 바이러스 자신에게도 불리하기 때문에 치명률을 낮추면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O 전문가 회의에서는 신종코로나의 세계 확산 규모가 최우선 주제로 다뤄지고, 중국 정부의 '봉쇄식' 방역대책의 효과도 논의될 것이라고 렁 원장은 전했다.
렁 원장은 신종코로나 감염이 심각한 도시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중국식 봉쇄가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각국이 같은 대책을 시행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실패한다면 국제사회는 바이러스 차단보다 피해 최소화로 주 전략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렁 원장은 전망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확산 저지 대책이 유효하며, 이를 위해서는 잠복기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잠복기를 파악해야 격리 기간을 적절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렁 원장은 또 일상에서 공기 중 부유 입자, 즉 에어로졸에 의한 전파가 일어나는지도 아직은 분명치 않다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경우 이러한 연구를 할 만큼 환자가 많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