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놓고 '무슨 사태'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주위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부대변인 등에게 "여기 처음 와본 분도 있죠?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습니다"라고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황 대표는 이어 "그때 2000…아, 1820…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1957년생인 황 대표는 성대 법학과(76학번) 출신으로, 1980년에 4학년이었다. 그는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대학을 졸업했다.
5·18은 당시 신군부가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로 규정하면서 과거 한때 '광주사태'로 불렸지만, 민주화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는 전날 종로구에 있는 '젊음의 거리'와 성대, 그리고 모교인 경기고등학교 옛터(현 정독도서관)를 둘러보면서 지역구 행보를 시작했다.
여야 정당들은 황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제히 논평을 내고 그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사죄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경 부대변인은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제1야당 대표이자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야심 찬 꿈을 꾸는 사람의 역사의식에 경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아직도 황 대표의 역사인식이 신군부가 규정한 '광주사태'에 머물러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황 대표는 즉각 5월 영령 및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자체를 알지 못하는 황 대표와 같은 이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종로 주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공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상식이 부족한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고 정치를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당장 민주화 영령들과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성균관 유림회관을 예방하고 나서 기자들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니, 80년도에 내가 4학년 땐가 그때의 시점을 생각한 것"이라며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