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쓴 '기생충'…CJ 25년 투자 '결실'

입력 2020-02-10 17:52
수정 2020-02-10 17:54
<앵커>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백인 오스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각본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의 상을 거머쥐었는데요.

국내에서 1천만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1억6천만 달러, 약 1,900억원의 흥행성적까지 기록했습니다.

25년간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 온 CJ그룹 남매 경영인의 뚝심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오스카상'을 거머쥔 한국 영화는 '기생충'이 처음입니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오스카에 도전했지만, 후보에도 지명되지 못했습니다.

'기생충'은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상을 거머쥐며 '2019년 최고의 영화'였음을 입증했습니다.

각본상 수상이 시작이었습니다. 아시아계 작가가 오스카에서 각본상을 탄 것은 '기생충'이 최초입니다.

이어 국제영화상과 감독상,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작품상까지 차지했습니다.

외국어로 된 작품이 아카데미에서 최고 상인 작품상을 받은 것도 '기생충'이 처음입니다.

특히, 배우는 물론 자본과 언어까지 모두 할리우드와 무관한 작품은 기생충이 최초로, 오스카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기도 합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한류(K-컬처)를 알렸고 경제적 효과까지 입증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미국서 3천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 1억6천만달러, 우리 돈 1,900억원의 흥행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 같은 성과에는 CJ그룹의 두 남매인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전폭적인 '투트랙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문화 산업을 고집한 남매의 뚝심 경영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5년간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며 '기생충'을 '국격을 높인 영화'라고 치켜세운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의 꿈은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입니다.

이미경 부회장은 폭넓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꿈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25년간 CJ의 영화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해 온 인물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기생충'이 ''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도 직접 영화제를 방문해 홍보를 펼쳤습니다. 이 부회장이 칸 국제영화제를 방문한 것은 약 10년 만입니다.

CJ CGV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가 된 기생충을 기념하며 오늘(10일)부터 전국 30곳의 영화관에서 재개봉을 시작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