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K-의료관광 '한파'

입력 2020-02-10 17:47
수정 2020-02-10 17:47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중국, 동남아 등 의료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고 있습니다.

특히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의료관광객이 줄자 이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병의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문형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의료관광객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물론,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에 내국인도 줄자 병의원들은 고육지책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성형외과가 있는 강남의 거리입니다.

이처럼 병원 바깥에는 중국인 출입 제한과 예방 조치를 담은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국인 의료관광객은 총 11만 831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보다 18.5%가 증가했습니다.

또 이들이 찾은 진료과목은 성형외과가 14.4%, 피부과는 13.7%였습니다.

서울시 강남구는 지난 2009년 강남메디컬투어센터를 설립하고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습니다.

2018년 중국인 3만 8,546명을 포함해 총 10만 명에 가까운 의료관광객이 강남구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과 신종 코로나로 인해 높은 중국인 의료관광객 비중이 오히려 '독'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사드 보복 이후 의료계는 동남아 환자 유치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남아지역으로 크게 확산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강남구 메디컬투어센터 의료관광 관계자

“지금 예약환자가 취소된다거나 신규예약이 이뤄지지 않아서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들에서 국가 정책에 맞게 예약 자체를 받으시지 않고 있고 방문진료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서울 강남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4일부터 제주도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무사증 입국 제도’를 일시 중단하자 아예 의료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인터뷰> 제주 H병원(의료관광선도병원) 사업 담당자

“신종 코로나 때문에 진료예약을 했던 분들이 취소를 했습니다.

중국인 환자들이 진료예약을 했다가 일부 취소한 케이스는 있었습니다. (또 무사증 제도 일시중단으로) 이제는 비자를 발급받고 와야 하니까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의료관광객 7,506명 중 중국인은 4,49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전 지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K-의료관광'마저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