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서울대 교수 "신종코로나, 소변·대변 통한 전염 가능성 있다"

입력 2020-02-03 22: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입이나 코, 눈 등의 점막을 통해 전염되는 방식 외에도 소변 또는 대변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3일 과학기술사회단체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 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오픈 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소변·대변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제기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이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다른 질병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예로 들고 "사스 바이러스는 소변에서 24시간, 대변에서 2일, 설사에서 4일까지 생존한다"며 "사스 창궐 당시 홍콩의 한 아파트 주민이 모두 사스에 걸린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소변 또는 대변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면 호흡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신종코로나가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재생산지수(R0)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0는 환자 1명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전파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한다.

그는 또 신종코로나에 대한 일반인들의 대처방안에 대해 "감염자와 긴밀한 접촉을 줄여야 하고, 철저한 개인위생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질의응답에서 '정부의 콘트롤타워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리 부처마다 역할 분담은 돼 있지만, 초기 단계여서 잘 안 돌아갈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