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조현아 남매 전쟁에 끼어든 반도건설
중견건설사 반도건설이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손잡고 한진그룹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며 주목받고 있다.
반도건설은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연합해 "심각한 위기 상황이 현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며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문을 지난달(1월) 3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 등 3자가 보유한 총 31.98%의 한진칼 의결권 지분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반도건설은 8.28%를 보유하고 있다.
▲ 막내아들 권재현 상무 중심 승계 절차
반도그룹은 반도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전문그룹이다.
반도건설은 지난 2018년 기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에 올랐다.
창업자인 1944년생 권홍사 회장이 지금도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슬하에 1남3녀(보라·보영·은경·재현)를 두고 있다.
반도그룹은 비상장사여서 재무제표와 지분율 등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가장 최근 공개 정보인 2018년 기준 그룹 주요주주·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지주사인 반도홀딩스가 주력회사인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을 100% 지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홍사 회장이 69.61%, 장남인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가 30.06%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권 회장의 부인 유성애 씨가 관계사인 반도레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며, 권 회장의 첫째 사위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도 관계사인 퍼시픽산업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 한진칼 경영 참여, 권 상무 역할 주목
반도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진칼 지분(8.28%)을 매입한 곳은 한영개발(3.82%)과 대호개발(3.62%), 반도개발(0.85%) 등 3곳이다.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이, 반도개발은 권재현 상무가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면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의 역할이 클 것으로 재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 반도그룹 경영권 승계 그림은?
반도그룹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는 오너 일가 중 권홍사 회장과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만 보유하고 있다.
딸들에 대한 승계 구도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온 것이 없다.
건설업계에서는 반도그룹이 승계 작업을 위해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사위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가 운영하는 반도건설 관계사 퍼시픽산업이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키위미디어의 인수전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경영 참여 선언 역시 마찬가지다.
한진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제주도 정석비행장, 파라다이스 호텔 등 유휴자산이 많다.
반도건설이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개발 사업에 나서면 공사 일감 확보 뿐 아니라 호텔·레저사업 진출 기반도 닦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권 상무는 건설업을, 딸들은 신사업을 각각 맡게 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