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금, 이건희 회장 보다 많이 받는 '주주' 있다

입력 2020-02-03 07:29
수정 2020-02-03 08:52
총수일가 배당근 4,900억원
이건희 회장 3,538억원 배당 받아


국내 주식부호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금을 3천538억원 받게 된다. 이 회장이 2010년부터 10년 간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은 1조4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010년부터 10년 간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삼성전자 배당금 현황 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은 조만간 2019년분 배당금을 3천538억원 받는다.

지난해 삼성전자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1천416원, 우선주는 1주당 1천417원으로 책정됐다.

이 회장은 보유한 보통주 2억4천927만3천200주로 배당금 3천529억원, 우선주 61만9천900주로 8억원을 더해 총 3천538억원 규모를 받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배당금에 더해 삼성생명에서는 배당금 1천100억원, 삼성물산에서는 108억원을 받아 지난해 배당금을 총 4천700억원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난해 766억원,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595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 일가가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 액수는 지난해 4천900억원 규모로, 전년에도 같은 수준이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1조4천563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 평균 배당금 1천456억원을 꼬박꼬박 받아온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 변동에 따라 2010년에 배당금 499억원에서 2011년 274억원으로 확 떨어졌다가, 이후에는 2013년 714억원, 2015년 1천49억원, 2017년 2천24억원, 2018년 3천53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10년동안 홍 전 과장은 3천156억원, 이 부회장은 2천448억원을 받았다.

총수 일가의 10년 간 삼성전자 배당금은 2조168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긴 주주는 이 회장 일가가 아니라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2010년부터 삼성전자 지분을 5% 넘게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배당금 8천455억원, 지난해 8천865억원으로 2년 연속 8천억원대다.

국민연금이 2010년부터 10년 간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며 벌어들인 배당금은 3조5천7억원으로 2조원대인 이 회장 일가의 금액보다 약 1조원 더 많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는 외국인 주주는 미국에 근거지를 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 투자 법인이다. 이 투자자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삼성전자 지분을 5% 이상 보유, 지난해 배당금이 4천25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중 57%를 외국인 주주가 갖고 있다. 지난해 총 배당금 9조6천192억원 중 5조4천800억원 정도는 외국인 주주가 갖고 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주식분할로 인해 2018년과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을 1천416원으로 책정했다. 분할 이전으로 환산하면 7만800원 수준으로, 2017년(4만2천500원)과 비교하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2014년부터 10% 이상을 유지했고, 2018년엔 21.9%, 지난해 44.2%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으나 배당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이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 실적은 악화했으나 회사 주주들이 챙기는 배당은 두둑해졌다"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고 배당금도 올라 주주들로서는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