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일대 위생 마스크 수급 '비상'...교민 수용 후 수요 폭증

입력 2020-02-01 2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수용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소재한 진천군 충북혁신도시 일대에 위생 마스크 수급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위생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방역 당국이 나눠주는 마스크 제품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 저품질 논란까지 불거져 수급이 꼬이는 실정이다.

1일 진천 충북 혁신도시 내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 약국·유통매장 등에서 판매하는 마스크가 거의 동 났다.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판매가 급증했고, 혁신도시 내 인재개발원이 우한 교민 격리 수용 장소로 사용되자 마스크 수요 증가는 더 가팔라졌다.

주민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상황이 마찬가지여서 웃돈을 주고도 구매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주민들은 방역 당국과의 간담회 때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개인 위생용품 지급을 지속해 건의했다.

지난달 30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진천을 방문했을 때도 주민들은 "혁신도시 1만2천가구 모두를 방역 소독하고 마스크도 제공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진 장관은 "진천군과 상의해서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진천군은 중앙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마스크 물량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에 따르면 진천 인재개발원에 우한 교민이 입소한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주민들에게 8만3천개의 마스크를 지급했다.

군이 서울 소재 업체로부터 구매한 5만1천개 외에 질병관리본부 지원분 3만개, 충북도 지원분 2천개다.

이 분량이면 주민들이 약 3일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하루 뒤면 추가 지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업체에 5만개 추가 구매를 주문한 상태다. 그러나 물량이 밀려 제때 납품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 정부와 충북도 등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이 역시 언제, 얼마나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주민들 사이에선 앞서 지급된 마스크의 저품질 논란까지 불거졌다.

마스크 별 품질 차이가 커 보인다는 것이다.



확인 결과 군이 구매한 마스크는 차단율이 높은 의료용(KF94)인 반면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도가 지원한 건 의료기관에서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일명 '덴탈' 마스크였다.

덴탈 마스크를 받은 한 주민은 "군에서 마스크를 나눠준다길래 비싸게 주문한 마스크를 취소할까 했는데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지척에 인재개발원이 있는데 이런 마스크를 주다니 매우 불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이 구매한 마스크 역시 낱개 포장이 돼 있지 않아 오염된 것을 주는 것 아니냐는 항의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일회용 덴탈 마스크의 기능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품질 차이가 커 주민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고품질 마스크가 확보되는 대로 재공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물량이 부족해 급한 대로 공장에서 낱개 포장 전 제품을 가져온 것"이라며 "마스크 조달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중앙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