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세계경제 191조원 타격…사스의 4배"

입력 2020-02-01 15:37
수정 2020-02-01 18: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4배 심각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이 사스 사태 당시 400억 달러(약 48조원)의 3∼4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적 피해가 최대 1천600억 달러(약 19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매키빈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사스 사례에서 목격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의 대부분은 사실 중국의 경기둔화였다"며 "따라서 중국의 둔화가 훨씬 더 크다면 (손실이) 수십억 달러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그만큼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세계 경제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가 유행하던 2003년의 4배인 17%에 다다랐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자동차와 반도체의 세계 최대 시장이며 여행, 의류, 직물의 최대 소비국이 됐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로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1992년 분기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이어 홍콩, 한국, 일본 등의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독일, 미국, 영국 등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코로나가 쇼핑 성수기인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직전에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소비 성장률은 지난해 말의 절반 가량 둔화될 것으로 BI는 관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제조시설과 영업망을 둔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공장과 매장 문을 닫은 채 사태 추이를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중국 보건당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해 수주 안에 정상 영업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 신종코로나가 유통망과 경영 계획을 완전히 파괴할 가능성에도 대비 중이다.

신종코로나가 글로벌 IT업계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중국은 글로벌 정보기술(IT) 하드웨어의 21%를 담당하고 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들과 부품 제조사 중 상당수가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어 하드웨어 판매가 부진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중국에서 1만명을 직접 고용한 애플은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에 대비 중이라고 회사 경영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가 블룸버그에 전했다. 여기에는 주요 부품의 공급자를 이원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애플의 생산 계획에 심각하고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