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 코로나로 하루새 38명 사망…확진자 8천명 육박

입력 2020-01-30 22:22
수정 2020-01-30 22: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청정 지역으로 여겨졌던 시짱(西藏·티베트)을 포함해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확진 환자 수가 8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자와 확진자 증가 속도도 빨라 우한 폐렴이 진입기에서 본격적인 유행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까지 나서 사활을 건 '전염병과 전쟁'에 나서 이 유행기가 내달 중순 전에는 잡힐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2차 감염의 여파를 알 수 없어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정부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내달 2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고향에서 일터로 복귀할시 2주간 자진 자택 격리를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으며 우한을 방문했던 모든 사람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후베이성만 하루새 37명 사망…유일 '청정지역' 티베트도 확진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0일 오후 8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7천830명, 사망자는 17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천856명, 사망자는 38명 증가한 것이다. 확진과 사망 모두 전날 증가 수보다 많았다.

사망자는 지난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발병지인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만 하루 만에 확진자가 1천32명, 사망자는 37명이나 급증했다.

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도 4천586명, 사망자는 16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한의 사망자만 129명으로 후베이성과 우한의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와 치료 여부가 이번 사태 해결의 관건임을 보여줬다.



그동안 유일하게 중국 본토 내 확진자가 없었던 티베트마저 1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지역별 확진자를 보면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이 4천586명으로 압도적인 가운데 저장(浙江)(428명), 광둥(廣東)(354명), 허난(河南)(278명), 후난(湖南)(277명), 안후이(安徽)(200명) 등이 200명을 넘어섰다.

충칭(重慶)(182명), 장시(江西)(162명), 산둥(山東)(158명)이 100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수도 베이징(北京)마저 111명의 확진자가 나와 초비상 상태다.

30일 0시 기준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 가운데 1천370명이 위중하며 134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1만2천167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8만8천693명이며 이 가운데 8만1천947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이밖에 중화권에서도 총 26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에서 10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외 확진자는 태국 14명, 일본 12명, 싱가포르 10명, 말레이시아·호주 8명, 한국 6명, 미국·프랑스 5명, 독일·UAE 4명, 캐나다 3명, 베트남 2명, 네팔·스리랑카·핀란드·필리핀·인도 1명이다.

◆ 신종코로나 확산에 '우한 왕래자' 격리 강화…"사재기 안돼"

중국에서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앙 및 지방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베이징을 포함한 각 지방 정부는 최근 우한 폐렴 발발 이후 우한에 다녀오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 2주간 자가 또는 강제 격리 하는 조치에 돌입했다. 또한 이들과 밀접 접촉한 사람들도 격리하고 있다.

춘제를 마치고 일터로 돌아오는 사람들에게도 무조건 2주간 출근하지 말고 재택근무를 하라고 공지가 내려진 상황이다.



베이징의 경우 우한에 다녀온 사람이 포함된 동창회에서 6명이 감염되고 우한 폐렴 확진자가 한 학교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던 사실이 밝혀지는 등 '슈퍼 전파자'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시(山西)성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산시성 내 모든 기업에 채용 박람회를 포함한 현장 채용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우한 폐렴의 여파로 다음 달 15∼16일 옌칭(延慶)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테스트 대회인 국제스키연맹 가오산 스키 월드컵 대회도 취소됐다.

또한,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에 장기화 우려로 사재기 현상과 더불어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특별 대책도 내놨다.

중국 상무부는 일부 지역에서 식자재와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 데 대해 시장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전국 생활용품을 비롯해 소고기, 계란, 채소, 과일 등 식자재 공급 상황은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우한시의 쌀, 식용유, 돼지고기 공급 등도 10일 이상의 공급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아울러 각 지역의 정부와 기업이 시장 수요에 맞춰 관련 물품 공급에 전력을 쏟고 있다면서 일부 제품의 품귀 현상은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우정국은 각지 우정 관리 부문과 배송 업체를 대상으로 배송 업무 시 배송 차량과 물품에 대한 소독 등 전염병 확산 방지 규정을 준수하라고 통지했다.

재정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하루 300위안(약 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우한과 후베이성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의료진 6천명이 투입됐다.

베이징시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수도 베이징에 임시로 세워졌던 샤오탕산(小湯山) 병원을 17년만에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샤오탕산 병원은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지만, 건물은 온전한 상태다. 다만, 안전이 미비해 내부 파이프와 선로 등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는 데 열흘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탕산 병원은 사스 당시 전국 환자의 7분의 1을 수용했던 곳으로 '사스 대항의 성지'로 불렸다.



◆ '우한 폐렴' 신종 범죄 강력 단속 경고에도 잇달아

우한 폐렴 확산으로 마크스 등 방역 의료용품이 품귀 현상을 겪는 가운데 시중에 '가짜 마스크' 유통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전날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는 경찰이 5만개의 가짜 N95 마스크를 압수했다.

경찰은 가짜 마스크를 고가에 샀다는 소비자 신고를 받고 천(陳)모씨 등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방진 마스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독일제 N95 마스크라고 광고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전국 각지에 팔았다.

앞서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에서는 경찰이 유명 브랜드 3M을 위조한 '짝퉁' 마스크를 판매한 5명이 구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우한 폐렴의 원인이 박쥐 등 야생동물을 먹는 식문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후베이성 충양(崇陽)현에서 야생동물을 불법 유통한 업자가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혔다.

중개상 장(張) 모씨는 인근 퉁산(通山) 지역 등에서 구매한 사슴의 일종인 키용 1마리와 흰족제비 1마리 등 야생동물 사체를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베이성 인접 지역은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운영되던 야생동물 매매상의 장물 은닉장소를 적발됐다.

현장에서는 얼린 노루 10마리, 얼린 멧돼지 1마리를 비롯해 얼린 대나무쥐 10마리, 얼린 산토끼 57마리, 조류 200여마리, 살아있는 악어거북 8마리, 살아있는 남생이 2마리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