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해 띄우는 전세기에 탑승한다.
조 회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책임지는 솔선수범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전세기 내에서 조 회장의 역할이 특별히 없는데도 탑승하는 것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30일 밤 우한으로 출발하는 전세기에 동승하는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끝에 결국 탑승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꾸렸다. 조 회장은 승무원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원을 높이 평가한 데 이어 이들을 격려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세기 탑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성탄절,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아가 소동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대내외 이미지가 악화됐고 그룹엔 악영향을 미쳤다.
조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만큼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KCGI가 끊임없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누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의 갈등으로 총수 일가 지분 28.94%도 전부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조 회장의 전세기 탑승과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계획이 변경됐으나 끝까지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