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몰려온다는데…외유성 출장 떠난 충남 시·군의장

입력 2020-01-30 12:4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충남 기초의회 의장들이 리더십 역량을 키우겠다며 동유럽으로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에는 중국 우한에서 들어오는 교민들을 임시 수용하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이 위치해 있다.

29일 충남 시·군 기초의회에 따르면 충남 지역 13명의 시·군의회 의장은 28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리더십 역량 강화’ 동유럽 해외 연수를 떠났다. 15개 시·군 의장 중 천안시와 금산군 의장을 제외한 13명이 참여했다.

리더십 역량 강화가 목적이지만 동유럽 3개국(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 패키지 여행상품에서나 찾을 수 있는 ‘문화 탐방’ 일정들이 대부분이다.

의장들이 방문하는 바로크식 베네딕트 회의 멜크 수도원, 호숫가 마을 할슈타트, 아름다운 전원도시인 잘츠카머구트 등은 대표적인 관광지다.

바로크식 미라벨 정원과 궁전,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 등도 방문하게 된다.

잘츠카머구트에서 자연보존 현황 및 주변 관광지역과의 연계방식을 조사한다거나 소금광산에서 안전시설 등을 벤치마킹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현지 시의원 등을 만나는 일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의장으로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 강화 습득, 선진 문화관광시설 벤치마킹 및 현장견학을 통한 시군발전 방향 모색, 상호 간 협치 및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한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발전 방안 모색”이라는 출장의 취지가 무색한 것이다.

연수 비용은 1인당 약 370만원으로, 기초의장과 수행원을 포함하면 총 경비규모는 1억여원이다. 비용은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부담으로, 충남지역 각 기초의회의 분담금이다. 각 지역의 기초의회는 주민 세금으로 운영된다.

지난 2016년에도 이 지역 기초의장들은 동유럽으로 7박 9일의 국외 연수를 다녀왔는데, 당시 일정도 문화 탐방 여행 코스로 가득 차 ‘외유성’ 비판을 받았다.



현재 충남 지역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없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이 10명 넘게 있어 지속적인 추적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 중 상당수가 지역에서 격리 수용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