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도 못 말려"...외국인, 계속 사들이는 주식 있다

입력 2020-01-30 07:55
수정 2020-01-30 08:3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주요 정보기술(IT)주를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조정장에서 IT주 주가가 빠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9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기를 20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것.

다음으로 삼성전자(1977억원), 삼성SDI(1814억원), 카카오(1130억원) 등도 순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IT 관련 종목이었다.

대형 반도체주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주가가 빠진 틈을 타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28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138억원, 4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85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과거를 보면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왔을 때부터 정부가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할 때까지(2015년 5월 20일~7월 6일) 코스피지수는 3.16%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IT 관련주를 줄곧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IT 기업이 전염병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점에 외국인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신종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소비가 줄어들 경우 소비재와 수출 중간재가 집중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IT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도 꾸준히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충격과 위축에도 개인은 오히려 매수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18거래일 중 12거래일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총 3조5천408억원어치(29일은 장 마감 기준)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4조8천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조122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가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우려로 3% 넘게 급락한 28일 개인은 무려 6천67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새해 들어 일간 최대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기관은 1천894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5천26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는 또 이달 코스닥시장에서도 1조6천2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식을 싹쓸이했다.

이에 따라 새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누적 순매수 금액은 총 5조1천648억원에 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