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
▶中, 사망자 80명 상회, 확진자 3000명 육박
▶WHO "우한폐렴의 글로벌 위험수준 '높음'으로 수정"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 WHO는 우한 폐렴을 국제적 비상사태로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각지의 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중국 내 사망자가 80명을 넘어서고, 확진자도 3000명에 육박하는 등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은 주요 도시 봉쇄와 함께 해외 단체 여행 전면 금지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지만, 신종 바이러스가 증상 없는 잠복기에도 사람간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 신종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돕겠다는 뜻을 전했는데요.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한 상황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와 더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서비스·여가 산업 타격
▶"사스 여파보다 더 큰 타격" 전망 우세
▶WSJ "3월까지 바이러스 안정화 안될 경우,
中 GDP 성장률 6% 하회"
그렇다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당장은 중국의 서비스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교통부 장관에 의하면, 설 연휴 첫 날이었던 1월 25일의 관광은 작년 대비 28.8% 하락했는데요. 세부적으로는 민간 항공 여행 41.6%, 철도 여행 41.5% 그리고 도로 교통이 25% 떨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여가 산업에의 타격도 커질 전망인데요. 춘제 기간은 원래 중국 영화산업의 대목이었지만 이번에는 당장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길어진 춘제 연휴 기간으로 산업 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만약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중국 경제는 2002년에서 2003년 동안의 사스 여파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무라 증권에 의하면, 당시 중국 GDP 성장률은 2003년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하락한 바 있는데요. 외신들은 이 당시에는 중국경제가 고공성장을 거듭하던 때라 사스 여파 후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칫 중국이 선진국으로 한 단계 나아갈 동력을 상실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에 의하면, 중국이 3개월 안에 바이러스를 통제한다면, 경제 성장률은 0.8%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만약 9개월간 지속된다면 1.9%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3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발병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올해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이미 우한 폐렴 발발 전에도 힘겨웠다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중국 정부가 약 400억위안이 넘는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타격 우려
▶포브스 "중국 성장률 1%p 하락 시, 글로벌 성장률 2%p 하락할 것"
▶킹스우드 "세계 경제 전망 바꿀 정도의 심각한 상태 아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글로벌 경기에도 타격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브스는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2020년 글로벌 성장률이 2%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을 전했는데요.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바이러스 여파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무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경제활동 감소가 막대한 부채를 진 기업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면서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3%까지 증가했는데요. 또한 세계 교역에서 중국이 12%를 차지하는 만큼 세계 교역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웰스매니지먼트 그룹인 킹스우드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세계 경제와 관련해 현재의 전망을 바꿀 정도로 심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세계 경제 전염병으로 인한 영향은 과거에 짧았다"고 언급했는데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우한 폐렴'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려면 상황이 현재보다 더욱 심각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관련 기업 이나 국가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美 3대 지수 하락 마감
▶美 10년 만기 국채수익률…3개월래 최저
▶국제 유가 급락…WTI 3개월래 최저
▶금 가격 상승…6년래 최고 수준
그렇다면 이번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그 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오던 뉴욕증시는 일제히 1% 넘게 하락 마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른 우려로 증시에 대한 신중론이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 우려가 그 동안 급등한 증시에 차익 실현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개월 래 최저 수준인 1.6% 부근으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서 위험자산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9% 하락하며, 3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반해 뉴욕 금 가격은 안전 자산 수요가 높아지며 0.4% 상승한 1577.4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2013년 4월 이후 6년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액티브 트레이드에 의하면,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해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몇 주간 금 가격이 7년 내 최고치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금주 증시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주 예정된 연준의 FOMC 회의와 S&P 500 기업들의 실적 그리고 4분기 GDP 성장률을 향후 주시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