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 美대사관 로켓포 공격받아…최소 1명 부상

입력 2020-01-27 10:25
수정 2020-01-27 13:37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26일(현지시간) 5발의 로켓포 공격을 받았으며 이 중 3발은 대사관을 직격했다고 AFP통신이 한 보안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직격한 3발 중 1발은 저녁식사 시간 무렵 대사관 구내식당에 떨어졌으며 또 최소한 한발은 부대사의 거주지 부근에 낙하했다고 공격을 목격한 한 미 대사관 관계자는 밝혔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이라크 보안군 관계자를 인용해 로켓포 한 발이 대사관 담장 안쪽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AFP에 로켓포 공격으로 최소한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 합동군사령부와 이라크 보안군은 성명을 통해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미군 측은 카투사 로켓 5발이 미 대사관 인근 강둑에 떨어졌으며 심각한 피해도 없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드 내 고도 경비 구역인 그린존 안에 있는 미 대사관은 최근 몇달 동안 잇단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이날 공격을 포함,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 공격이 있었으며 지난 20일에도 로켓포 3발이 대사관 인근에 낙하했다.

이번 공격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발생했다. AFP통신 기자들은 오전 7시 30분께 티그리스 서안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이 공격당했다는 소식에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무함마드 알 할부시 하원의장은 나라를 전쟁으로 끌고 들어가려 한다며 규탄하고, 이라크 정부가 모든 외교관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사관 공격의 주체가 아직 보도되지 않은 가운데 이라크는 미국과 이란의 주고받는 공격 속에 끼어있는 상황이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한달 전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북부 기지가 공격받아 미국인 도급업자가 사망하자 미국은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입 헤즈볼라에 보복 공격을 가했으며, 지난 3일에는 미군이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이란 군부 거물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했다.

이에 이란은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기지들을 상대로 미사일 공격을 단행하며 반격했다.



긴장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이날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주요 도시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시위 도중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보안군은 이날 바그다드 칼리니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 등을 쐈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이야기다.

또한 이날 거리 집회를 시작한 지 수시간 만에 이라크 보안군에 의해 최소한 28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부상했다.

이라크에선 지난해 10월부터 부패 청산과 경제난 해결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군경의 발포 등으로 시민 450여명이 숨졌다.

이라크 로켓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