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오전에 하라!”

입력 2020-01-23 17:41
“설득은 오전에 하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지난 1월 14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시즌3 제8회 기업가정신 콘서트’의 인문학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초전설득’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그는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즉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초전설득’이란 ‘상대방이 제안을 접하기 전부터 이미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과정’을 뜻하는 말로, 상대방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을 사전에 설계하여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결정을 얻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김경일 교수(이하 김 교수)는 인간의 체력과 정신력은 같은 곳에서 발생을 한다는 말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인지심리학계의 국내 권위자인 그는 몸의 상태가 인간의 생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때문에 체력이 좋을 때 우리는 가장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사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것을 설득의 자리에 대입해보면 체력이 좋은 상태의 사람이 가장 설득하기 쉽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체력이 좋지 못한 상태의 사람은 정신적으로도 매우 지친 상태이므로 결정에 있어 매우 소극적이다.

김 교수는 한 가지 예로 미국에서 진행했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조너선 레바브 교수 연구진은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하루 동안 진행되었던 가석방 심사의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심사에 투입된 판사들에게서 동일한 패턴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 그리고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 심사를 한 죄수들을 다른 시간대보다 월등히 높은 확률로 많이 석방시켰다.

연구진은 이것이 판사들의 체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심사를 시작한 오전 9시와 10시 사이, 그리고 점심식사 직후인 오후 1시와 2시 사이에 판사들은 가장 좋은 컨디션과 높은 집중력으로 심사에 임했다.

김 교수는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상대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팅을 통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기업가일수록 상대의 상황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그는 청중들에게 중요한 미팅은 상대가 대체적으로 체력이 충만한 오전에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상대의 상태만큼이나 미팅을 하는 본인의 몸 상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혹사될수록 의지로는 제어가 불가능한 행동을 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평소대로 다리를 꼬기도 하고, 루틴한 업무에서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김 교수는 ‘잠을 자라’고 조언했다. 그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사람만이 설득을 할 수 있고, 설득을 당할 수 있노라고 강조했다. 체력을 가지는 것 역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의 사람이 가져야 할 윤리이자 덕목이라고 그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그 어떤 나라보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설명했다. 그는 상대의 상태와 더불어 사람 간의 관계를 이해한 소통을 해야 미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끝맺었다.

‘기업가정신 콘서트’는 300여 명의 CEO 및 임원들이 참여하여 기업인들의 경영 철학과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별히 이번 시즌부터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기업가정신을 풀어보는 인문학 강연 코너가 신설되어 우리나라 석학들의 유익한 강연을 매회 만나볼 수 있다.

시즌3 제8회 ‘기업가정신 콘서트’의 생생한 현장은 1월 24일(금) 오후 9시에 한국경제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1월 25일(토) 오전 4시, 오후 10시에도 방송될 예정이다. ‘기업가정신 콘서트’ 강연과 ‘청년 기업가를 응원합니다!’ 강연,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회원가입, ‘스타리치 CEO 기업가정신 플랜’ 상담을 희망한다면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