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삼성전자가 주식에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제'가 적용될지 관심이다.
코스피200 지수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제'는 코스피200 지수 내 특정 종목 편입 비중을 제한하는 조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시총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지난달 9일 30%를 넘어선 이래 최근까지 한 달 넘게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총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2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순매수로 돌아선 시점(12월 6일) 이후부터다.
D램 가격 반등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고 주가도 상승했다.
특히 지난 8일 발표한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자 삼성전자는 연일 사상 최고 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6만1천300원에 거래를 마쳐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에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 시총 비중도 30%를 훌쩍 넘어 17일 종가 기준 비중은 33.17%를 나타냈다.
시총 비중 30% 상한제(CAP)는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비중을 강제로 낮추는 제도로 지난해 6월 도입됐다.
매년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의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이 경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는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30%에 맞추기 위해 초과 물량을 팔아야 해 삼성전자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한제 적용 우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도 10∼11월에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며 시총 비중이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9∼11월 석 달 평균 비중은 30%에 못 미쳐 상한제 적용을 피했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총 비중이 상한선을 넘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총 비중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3∼5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속단은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삼성전자에 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는 않겠지만 3월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남아있고 3월부터 3개월 평균 비중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이 될지 안 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또 "상한제가 적용되면 삼성전자 비중이 축소되는 만큼 나머지 종목들의 비중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 내 특정 종목의 편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리스크 분산효과가 떨어지고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큰 국내 주식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외국보다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