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집단 폐사 원앙' 이유 찾았다…총알은?

입력 2020-01-17 21:42


최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뢰해 현장에서 수거한 원앙 6마리에 대해 부검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지난 11일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원앙 사체 6구와 날개가 부러진 1마리를 수거했다.

협회는 현장에 심하게 훼손된 다른 사체들도 있었던 것을 볼 때 모두 13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최초 발견 당시 사체 1구 몸 안에서 산탄 총알 1개가 발견되고 다른 사체에서도 총알이 관통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어, 원앙들이 산탄총(엽총)에 죽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부검 결과, 통신줄에 부딪혀 목과 가슴 등이 부러져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신줄은 2016년께 설치됐다.

경찰은 인근에서 한라봉 농사를 짓는 주민에게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는 걸 봤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사체 1구 몸 안에 있던 산탄 총알 1개는 수개월 전 총알에 맞고도 살아남은 뒤 계속해서 몸에 지니고 다녔던 총알로, 산탄 총알이 원앙 몸을 관통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 개의 총알이 총구에서 발사되면서 흩어지는 산탄총의 특성상 다량의 총알이 현장에서 발견돼야 하지만 발견되지 않았다"며 "또 총소리를 들은 주민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