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 "대통령 틀렸다…낙하산 근절 약속 저버려"

입력 2020-01-14 15:01


기업은행 노조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둘러싼 낙하산 인사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을 정면 반박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문 대통령이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반대해선 안된다는 말씀은 전제가 틀렸다”며 자신들은 내부인사를 고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낙하산 반대는 공기업을 권력에 예속시키지 않고 금융을 정치에 편입시키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7년 대선 당시) 금융노조와 약속한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을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기은 노조는 또 문 대통령이 기업은행이라는 금융기관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은 기재부 지분 53.2%를 제외한 46.8%의 지분을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상장회사”라면서 “그러나 1961년 제정된, 아무런 검증 없이 만들어진 은행장 선임절차를 여전히 법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지원하는 여신은 시중은행들도 같은 구조로 지원하고 있다”며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더 강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은행업과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윤종원 행장을 ‘낙하산 인사’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다.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말하며, 낙하산 인사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정부)가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이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라며,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의 임명과 관련해선 "자격 미달 인사라면 모르겠으나 그분(윤 행장)은 경제 금융 분야에 종사해 왔고, 경제 수석에 IMF 상임이사를 하는 등 경력 면에서 미달되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종원 은행장은 노조의 출근저지투쟁으로 지난 3일 취임 이후 12일째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고, 금융연수원 임시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