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군 최고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도 솔레이마니의 끔찍한 과거 전력으로 볼 때 임박한 위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솔레이마니 제거 배경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명분인 '임박한 위협'이 실재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이를 자신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민주당과 언론의 정치공세라고 몰아세우며 반박에 나선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언론이 솔레이마니를 훌륭한 사람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임박한 위협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 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에 의한 미래 공격이 임박했던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나의 팀이 의견일치를 봤는지 아닌지에 대해 밝히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답은 둘 다 강한 '그렇다'이다"라며 "그러나 그의 끔찍한 과거 때문에 그것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솔레이마니 제거가 임박한 위협에 따른 것이었으며 국가안보팀 내 의견 불일치도 없었다는 점을 거듭 주장, 살해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도 설사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거나 팀 내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 공격을 수식하는 표현으로 '임박한'이라는 뜻을 지닌 'imminent' 대신 '저명한, 걸출한'이란 뜻을 가진 'eminent'로 오타를 냈다가 바로 잡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인사들과 가짜 뉴스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를 아주 멋진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단지 내가 20년 전에 처리됐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경제든, 군이든, 그 외 어떤 것이든 내가 하는 모든 것은 급진 좌파들로부터 경멸을 받을 것이다. 무위의 민주당 인사들!"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란에서 이슬람 성직자가 쓰는 터번과 여성이 쓰는 히잡을 각각 머리에 두르고 있는 합성사진과 함께 '부패한 민주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구출하러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문구를 적어 조롱한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히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바 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적법한 군사적 목표였으며, 공습 역시 미국의 정당한 자위적 행위였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공습 전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와 해당 사안을 논의했었다면서 "당시 미국의 동맹이나 미국인, 미군을 겨냥한 이란 측의 폭력 수위가 높아지는 상태였다"며 공격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는 "공습을 수행할 기회는 아주 잠시였으며, 계속되는 이란의 공격을 막고, 이란에 대한 억지력을 재확립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4곳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솔레이마니 제거 이유로 제시했던 '임박한 위협'은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12일 인터뷰에서 4개 대사관 공격계획에 대한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언급,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가열돼 왔다.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대에 대해 공개적 지지를 표명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와우! 아주 멋진 이란의 시위자들이 우리의 위대한 미국 국기를 짓밟거나 그 외 다른 방식으로 폄하하기를 거부했다"며 짓밟으라는 목적으로 미국 성조기가 거리에 놓였지만, 시위대가 이를 짓밟지 않고 대신 피해서 걸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시위대 내 반미 감정이 약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