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50만명 넘었지만...40%는 60세 이상

입력 2020-01-13 17:36
<앵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51만명 늘어, 증가폭이 12년 만에 가장 컸습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할 30대와 40대에서 늘어난 게 아니라, 60세 이상에서 대부분 늘어나면서 정부의 이런 설명에 대해 비판도 제기됩니다.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고용보험가입자수는 1367만4천명.

1년전보다 51만명 늘었습니다. 2007년 이후 12년만에 최대 폭 증가입니다.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정부가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근거로 사용하는 주된 지표입니다.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 - 2020년 신년사

"상용직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50만명 이상 늘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주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가 우리경제 허리역할을 할 30대, 40대 보다는 주로 60세 이상에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40대 증가율은 0.4%와 1.1%인 반면, 60세 이상 증가율은 14.8%나 됐습니다.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 40%가 60세 이상입니다.

산업별로 봐도 이런 추세는 비슷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고,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감소한 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된 공공행정이나 보건복지 분야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실업급여도 사상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수십만개 노인 단기 일자리가 고용지표의 착시를 부른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민간의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재정지원이 확대된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용사정 개선으로 평가하기는 제한적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40대 일자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맞춤형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40대와 제조업 고용부진 해소에 정책적인 노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