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 장애아들 찬물 욕조에'…아동학대치사 계모 체포

입력 2020-01-11 12:22


집안에서 떠들고 돌아다닌다며 한겨울에 장애를 앓고 있는 어린 의붓아들을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1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31)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10일 오후 6시께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의붓아들 B(9) 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앉아있도록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B 군이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한 시간 정도 욕조에 둔 뒤 방으로 데려가 옷을 입히고 눕혀서 좀 쉬도록 했다"며 "다시 한 시간쯤 지나서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A 씨는 B 군의 아버지인 C 씨와 5년 정도 동거하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C 씨 모두 이혼 전력이 있고 C 씨의 아들인 B 군 외에 A 씨의 세 딸까지 모두 6명이 이 아파트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B 군은 언어장애 2급의 장애를 갖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당시 집안에는 A 씨와 아이들만 있었으며 세 딸에 대한 학대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과거에도 B 군을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6년에 A 씨의 B 군 학대신고가 2번 접수돼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33개월가량 A 씨와 B 군을 분리 조치한 기록이 있다"며 "이후 B 군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다시 부모에게 인계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C 씨가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 씨의 큰딸을 크게 혼냈다가 신고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최근까지 C 씨와 경찰이 소통하고 있었고 1주일 전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이 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또 숨진 B 군의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