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연구진이 건물 유리나 자동차 선루프를 태양전지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반대편이 보이도록 투명하게 만드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인데, 국제 학술지에도 실리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자동차의 지붕에 빛이 들어올 수 있게 큰 유리를 설치한 파노라마 선루프입니다.
일반 아파트의 유리창도 보이는데, 모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가 덮여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투명한 태양광 패널을 투명하게 만드는 게 기술의 핵심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신개념 마이크로 구조를 적용해 불투명 결정질 태양전지를 투명 태양전지로 만드는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달리는 차 안에서 전기를 만들어 쓰거나 낮 동안 집 창문으로 모은 전기를 밤에 활용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투명 태양전지는 국내외 경쟁 개발품보다 효율성을 최대 10배 가까이 높였습니다.
<인터뷰 하단>이강민 / UNIST 에너지공학과 연구원, 제1저자
“다른 투명 태양전지보다 효율, 안정성이 매우 높은 태양전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보고된 무색투명 태양전지는 1%에서 높아도 2, 3%의 효율을 보이는데 저희는 투과율 20%에서 효율이 12% 이상을 보인 것이라서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스탠딩> 송민화 기자
“제가 직접 보니까 마치 선글라스를 쓰고 보는 것과 비슷한데요. 상용화가 된다면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활용도가 더 높을 전망입니다.”
국내 건설사나 자동차 기업 등과 이미 협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세계적 권위의 국제 에너지 학술지인 ‘줄(Joule)'에 연구 내용이 실리면서 미국과 네덜란드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에서도 러브콜이 잇따르고있습니다.
연구진은 태양 전지의 광 투과율을 다양하게 개발하거나 패널이 쉽게 구부러질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태양광 시대’를 앞당기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하단>박정환 / UNIST 에너지공학과 연구원
“저희가 제작한 태양전지와 휴대폰 배터리가 융합된다면 햇볕이 쨍쨍한 날에도 자연스럽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면서도 심미적 요소를 해치지 않는 투명한 태양전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투명 태양전지가 전기차의 가동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전기차용 배터리의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이번에 개발된 투명 기판이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다양한 전자소자에도 응용이 가능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어 상용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