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사상 최고가로 마감해 주가가 어디까지 상승할지 주목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17% 오른 5만8천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수정주가 기준으로 지난 1975년 6월 11일 상장 이후 약 45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7년 11월 1일의 5만7천220원(수정주가)이었다.
또 이날 종가는 지난해 1월 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3만6천850원)보다 59.02%나 뛰어오른 수준이기도 하다. 1년여 전인 당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6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은 약 2천163억원(장 마감 기준)에 달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 5천2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하리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미국과 이란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도 반도체 경기 회복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조8천6억원)와 비교해 34.26% 감소했고 전 분기(7조7천779억원)보다도 8.74% 줄었으나 시장 기대치는 넘어섰다.
증권업계는 이를 실적 반등의 신호탄으로 봤다. 4분기 실적 자체보다 D램 가격의 상승세 등 전반적인 업황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잠정치는 27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하면서 2015년(26조4천억원)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고 매출 잠정치(229조5천억원) 역시 전년보다 5.85%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7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 전망치 평균(6조5천억원대)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반등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이익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작년 잠정치(27조7천억원) 대비 약 42% 증가한 39조2천550억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6만7천431원으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기준으로 보면 현재 주가 대비 15.07%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한편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를 합친 시가총액만도 421조원을 훌쩍 넘어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 9만9천원에 장을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10만원 고지도 멀지 않아 보인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글로벌 기업 가운데 21위에 올라 20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