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다녀간 기지 공격… 美 '핵심 거점' 동시타격 노려

입력 2020-01-08 14:41


이란이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대상으로 삼은 이라크 내 미군 주둔 지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말 방문했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한국 자이툰 부대가 주둔했던 에르빌 지역의 기지다.

이라크 내 핵심 미군 주둔 기지 두 곳을 선별 공격함으로써 미국에 충격을 가하고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빌은 최근 몇 년간 이라크와 시리아를 무대로 한 미군과 연합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 활동에 있어 거점이 돼 온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미군 병력이 시리아 내 작은 기지들에 드나들 때 에르빌을 거친다"면서 "IS 격퇴 작전이 한창일 때 군 당국자들이 인근 도시 모술에서 벌어지는 주요 전투를 에르빌에서 총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에르빌은 특히 이라크의 다른 지역에 비해 미국인에게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미국에 주는 충격이 상당할 수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에 있는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역시 미국 주도 연합군의 IS 격퇴 활동 핵심 거점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1년여 전인 2018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직접 다녀간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분쟁 지역에 주둔한 미군 부대를 찾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시리아 철군 방침이 불러온 역풍을 잠재우는 동시에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 등으로 혼란스러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을 계속할 수는 없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신고립주의'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찾기도 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기지에 로켓포 5발이 떨어졌다는 이라크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군과 연합군 1천500명 정도가 주둔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 축출을 내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이 주둔해왔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