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하향조정하고 보행공간이 없는 구역은 시속 20㎞ 이하로 더 낮춘다.
정부는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9월 스쿨존에서 차에 치여 숨진 김민식 군 사고로 일명 '민식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우선 정부는 스쿨존 내 모든 도로의 자동차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하향조정하고, 도로 폭이 좁아 인도를 두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 강화해 시속 20㎞ 이하까지 낮춘다.
현재 도로교통법은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정부는 이런 곳에도 관련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올해 상반기까지 제한속도를 모두 시속 3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다만 대로나 국도와 접해 급격한 감속이 어려운 곳에서는 등하교 시간대에만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용한다.
스쿨존 중에서 안전한 보행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제한속도를 더 강화해 시속 20㎞ 이하로 한다.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 중에서도 중앙선과 차선이 없는 곳이 대상이다.
이와 함께 차량이 스쿨존에 들어서기 전부터 시속 40㎞ 이하로 속도를 줄이도록 '완충지대'도 두기로 했다.
스쿨존 내 주정차 위반 과태료나 범칙금은 더 올라간다.
현재는 승용차 기준으로 일반도로 주정차 위반 과태료(4만원)의 2배인 8만원을 내게 돼 있는데, 올해 안으로 도로교통법 시행령을 개정해 3배인 12만원으로 인상한다.
스쿨존 내에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횡단보도)에서는 모든 차량이 반드시 일시 정지하도록 한다. 아울러 스쿨존 안에 남아있는 불법 노상주차장 281곳을 올해 안으로 모두 없애고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도 강화한다.
또 스쿨존 내 일정 구역에 전용 정차구역인 '드롭존'을 만들어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강화한다. 특히 통학로가 비슷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교통안전지도사가 등하굣길에 인솔하는 '워킹스쿨버스'(walking school bus)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등하교 교통안전계도 활동을 2022년까지 전국 초등학교에서 시행한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통학버스 신고 의무 대상에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아동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청소년수련시설, 공공도서관 등을 추가해 모두 11종류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식이법'에 따른 전국 스쿨존에는 2022년까지 무인단속 카메라 8천800대, 신호등 1만1천260개를 설치 완료할 예정이다.
이밖에 횡단보도 앞 바닥을 노란색으로 칠해 아이들이 그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도록 유도하는 '노란발자국'과 '노란카펫'을 확대하고 과속방지턱 등 기존 안전시설 규격을 보완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중에 전국 스쿨존 안전시설 실태를 전수조사해 연내에 시설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어린이보호구역 정비 표준모델도 개선하기로 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김민식 군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 의견수렴을 거쳐 대책을 마련했다"며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