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5호'는 오영환… '암벽여제' 김자인 남편

입력 2020-01-07 15:40


'소방안전 전도사'로 알려진 소방관 출신의 오영환(31) 씨가 더불어민주당의 다섯 번째 영입인재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영입인재 5호'인 오씨의 입당을 공식 발표했다.

경기 동두천 출신으로 부산 낙동고를 졸업한 오씨는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으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최근까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대원으로 일해 왔다. 아내는 김자인(32)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국가대표 선수다.

오씨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펴냈으며, JTBC의 TV 길거리 강연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소방관으로 일한 9년간 2천번 이상 현장에 출동했다. 구급대원 업무를 맡았던 2년 동안에는 심정지나 호흡곤란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른 환자를 응급처치로 살린 경우 수여하는 '하트세이버' 배지를 6개 받기도 했다.

오씨는 자신이 2015년 출간한 책의 인세수익 대부분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독거노인, 그리고 순직 소방관 유가족을 위해 기탁했다.



또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위한 광화문 1인 시위, 소방관과 가족을 응원하는 '캘린더리'(달력+다이어리) 제작, 시각장애인을 후원하는 선글라스 브랜드 모델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오씨는 기자회견에서 "평생을 소방관으로 살고 싶었지만, 누군가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해 필요한 법과 제도,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가장 절박하게 공감해본 사람이 정치를 해야 더 절박하게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오씨는 "눈앞의 생명을 끝내 구하지 못한 아픔과 트라우마 때문에, 해마다 너무 많은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소방관은 영웅이지만,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영웅을 꿈도 꾸지 않는다. 동료가 죽어 나가야만 열악한 처우에 겨우 관심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꼭 들어가야 할 예산을 포퓰리즘이라 표현하고 '퍼주기'라고 막말하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맞나"라고 반문한 그는 "현장에서 느낀 법과 현실의 괴리,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는 뼈아픈 현실을 정치를 통해 바꿔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경찰, 군인 등 현장에서 근무하는 제복 공무원들이 당당하고 마음껏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회견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의의고, 존립 이유다. 국가가 의무를 저버릴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세월호 참사가 보여줬다"며 "오씨의 회견문에서 성실, 진실, 절실한 마음으로 일한 공직자를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씨의 절박한 마음을 민주당이 함께 나눠 가지도록 하겠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무를 민주당의 제일가는 의무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환 전 소방관과 아내 김자인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