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6일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요충지인 PK(부산·울산·경남) 공략 '필승카드' 고심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승산'이 생겼다고 본 PK지역에서 민생경제 악화와 '조국 사태' 등으로 위험 신호가 감지되자 대책을 검토 중이다.
PK지역 의원들은 이날 경남지사 출신인 김두관 의원(경기 김포갑)을 차출해달라고 지도부에 공식 요구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민홍철 경남도당 위원장이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총선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며 김 의원을 해당 지역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제1당 사수' 목표를 위해 수도권과 호남은 물론, PK지역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 이후 50%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PK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30%대 중반으로 상당폭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남지사 출신의 김 의원처럼 '임팩트' 있는 인물이 PK지역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지도부 역시 이에 공감하는 기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홍철 의원은 통화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가 8월 말 대두됐을 때부터 12월 초까지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회복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량감 있는 후보가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선거를 끌어가면 분위기를 더 잡아갈 수 있어 김 의원이 내려왔으면 한다고 지도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PK지역으로 갈 경우, 불출마로 마음을 굳힌 서형수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산갑도 출마 가능 지역으로 거론된다.
이날 최고위 논의에 앞서 김 의원과 당 지도부는 양산 출마와 관련해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도부와 지역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요청을 받았으니 이후 어떻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김포에서 재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PK뿐 아니라 호남 민심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에 빼앗겼던 호남 지역구를 전부 되찾아오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다른 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 5석 정도는 현역 의원과 민주당 후보가 각축을 벌이지만 나머지는 괜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돌린 여론조사 결과는 나쁘지 않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전략 고민과 함께, 민주당은 공천과 인재영입, 공약 등 총선 준비를 위한 모든 분야에서 '잰걸음'에 들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에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분과 역량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고 시스템 공천으로 좋은 후보들을 안정적으로 경선에 임하게 하고 있다"며 "공약 발표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고위는 불출마를 선언한 5선 중진 원혜영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공관위원은 추후 인선할 예정이다.
4명의 영입인재를 이미 발표한 민주당은 7일 '영입인재 5호'로 소방관 출신의 인사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현역 의원 겸직 장관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불출마 인사 윤곽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 중 불출마할 사람이 한 20명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구에는 영입인재를 포함한 '새 얼굴'을 전략공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 중 민주당 우세 지역에 전략공천을 할 때는 젊은 세대 정치인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고, 남인순 최고위원은 "보다 새로운 여성 정치인, 청년을 발굴해 이런 지역에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는 이날 청와대를 떠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의 출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인재 중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는 전남 순천 출마설이 나온다.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 이날 SNS에 총선 출마 방침을 밝히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대열 합류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설 연휴 전후로 꾸려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등 국회 상황이 마무리돼야 선대위를 본격 출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 유력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공직사퇴 시한인 16일 전 당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이 총리는 기자들이 '16일 전 후임 총리가 인준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 전에 (정세균 총리 후보자가) 임명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