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환자가 몸에 불이 붙어 심각한 화상을 입은 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의 플로레아스카 병원에서 지난 22일 외과의들은 66세 췌장암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진행하기 전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살균제를 사용했다.
의사들은 당시 전기 메스를 사용했는데, 이것이 알코올 성분과 접촉하는 상태가 되면서 수술대 위에 있던 환자의 몸에 불이 붙게 됐다고 BBC는 전했다.
전신의 40%에 화상을 입은 환자는 안타깝게도 1주일 후 병원에서 숨졌다.
현지 매체들은 경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희생자 가족은 루마니아 매체에 자신들은 "상황의 심각성"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대한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한 채 "사고였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번 일이 TV를 통해 방송되고 나서야 언론을 통해 일부 구체적 내용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그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빅토르 코스타케 보건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괴로운 일에서 배우기를 바란다"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히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호라티우 몰도반 차관은 "외과의들은 전기 메스로 수술할 때 알코올을 주성분으로 한 살균제 사용이 금지된다는 점을 인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국가 중 의료체계 지출이 가장 적고 아동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악명높은 루마니아는 후진적 병원 기반시설과 지속적인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번 일은 "정체된 루마니아 의료체계를 주목하게 하는 사례"라며 정부 측의 지원 증가로 일부 개선이 있음에도 병원 시스템은 노후장비와 의사 부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