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의대의 브리검 여성병원 과학자들이, 합성한 나노입자 '전령 RNA(mRNA)'로, 돌연변이가 생긴 p53 유전자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항암 유전자의 대표 격인 p53은 '유전체의 수호자'로 불린다. 그러나 각종 암에서 가장 흔하게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유전자도 p53이다. 암을 억제해야 할 유전자가 도리어 변이해 암을 일으키는 셈이다.
이번에 복구된 p53은 특히 폐암과 간암 세포의 성장을 늦추고, 특정 항암 치료제에 대한 암세포의 반응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이 병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손상된 p53의 기능을 복원했을 때 성장이 느려지는 건, p53이 결핍됐던 폐암과 간암 세포였다. 에베로리무스(everolimus)라는 mTOR 억제 항암제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인 것도 바로 p53이 결핍됐던 암세포였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스 진 쥔(Jin jun Shi) 마취과 교수는 "mTOR 억제제는 특정 유형의 암 치료에는 승인되기는 했지만, 임상 시험에서 다수의 흔한 암에 잘 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p53의 유전 신호가 온전히 전사된 합성 mRNA를 만들기 위해 '산화 환원 반응(redox-responsive)' 나노입자 기술 플랫폼을 이용했다. 그렇게 개발한 게 '지질-중합체 하이브리드(lipid-polymer hybrid)' mRNA이다.
이 합성 mRNA는, p53이 결여됐던 폐암 및 간암 세포에서, 세포 주기 중지와 세포 사멸을 유도했고, mTOR 억제제에 대한 민감성을 높였다. 이런 작용은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모두 확인됐다.
논문의 저자들은 "이번에 개발된 mRNA 나노입자 접근법을 많은 다른 유형의 암 억제 유전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라면서 "다른 치료법과 연계해 효과적인 복합 항암 치료법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